이케지메·신케지메·피빼기
용어 정리
| 용어 | 일본어 | 뜻 |
|---|---|---|
| 이케지메 | 活け締め | 살아 있는 생선을 급소를 찔러 빠르게 뇌사시킨 뒤 피를 빼 선도를 지키는 처리법. 이키지메라고도 한다. |
| 이키지메 | 活き締め | 이케지메의 다른 표기. 活〆·活け〆처럼 쓰기도 한다. |
| 신케지메 | 神経締め | 뇌를 찌른 뒤 척수 신경관에 철사나 가는 바늘을 넣어 신경을 망가뜨리는 단계. 반사적인 근육 움직임을 막는다. |
| 피빼기 | 血抜き | 숨골 부근이나 꼬리 뿌리 등에 칼집을 내 몸속 피를 빼내는 일. 부패와 비린내를 줄이고 살 색을 좋게 한다. |
| 노지메 | 野締め | 뜻이 여럿인 말. 스스로 죽은 생선, 얼음 바닷물로 천천히 얼려 죽이는 방법, 밖에서 잡아 그 자리에서 죽인 것 등을 가리킨다. |
| 고오리지메 | 氷締め | 얼음을 넣은 바닷물에 담가 천천히 얼어 죽게 하는 방법. 한꺼번에 많이 잡았을 때 주로 쓴다. |
| 아가리 | あがり | 잡은 뒤 스스로 죽었거나 잡힐 때 이미 죽어 있던 생선. 노지메의 한 뜻. |
| 이케코시 | 活け越し | 활어를 옮길 때 품질을 높이고 폐사를 줄이려고 며칠 굶기는 일. |
| ATP | アデノシン三リン酸 | 근육의 에너지 물질. 시간이 지나며 이노신산 등 감칠맛 성분으로 바뀌는데, 생선이 날뛰면 소모된다. |
| 이노신산 | イノシン酸 | ATP가 분해되며 생기는 감칠맛 성분. |
| 사후경직 | 死後硬直 | 죽은 뒤 근육이 굳는 현상. 이케지메로 늦추면 부패도 늦어진다고 본다. |
| 선어 | 내장을 품은 채 죽어서 유통되는 생선. 언제 죽었는지 알기 어렵다. | |
| 숙성회 | 살아 있는 고기를 잡아 피·내장·신경을 처리한 뒤 보관해 맛을 올린 회. | |
| 이사파키쿠니 | イサパキクニ | 연어 머리를 막대로 때려 잡는 아이누 전통. 이케지메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한눈에 보기
이케지메는 잡은 생선을 살아 있을 때 빠르게 죽이고 피를 빼서 선도를 오래 지키는 처리법이다. 그냥 두어 스스로 죽게 한 생선보다 신선함이 오래가고 맛도 낫다고 알려져 있다.
흔히 세 단계로 나눠 부른다. 급소를 찔러 뇌를 멈추게 하는 것이 이케지메의 핵심이고, 척수 신경까지 철사로 망가뜨리는 것을 신케지메, 몸속 피를 밖으로 빼내는 것을 피빼기라고 한다. 현장에서는 이 세 가지를 한 흐름으로 이어서 한다.
이 글은 각 용어의 뜻, 선도가 오래가는 이유, 기본 순서를 차례로 정리한다.
이케지메란 무엇인가
일본어로 活け締め(이케지메) 또는 活き締め(이키지메)라고 쓰며, 〆 자를 넣어 活け〆·活〆처럼 적기도 한다. 다만 사전마다 풀이가 조금씩 달라 뜻이 하나로 정해진 말은 아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뜻은 살아 있는 생선을 마비시켜 재빨리 뇌사 상태로 만든 뒤 피를 빼 선도를 지키는 방법이다. 이 밖에 활어를 옮길 때 품질을 높이고 폐사를 줄이려고 며칠 굶기는 일(이 경우 이케코시라고도 한다), 가두리나 수조에 넣어 둔 생선을 잡아 죽이는 일 또는 그렇게 잡은 생선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첫 번째 뜻만 다룬다.
일본에서 에도 시대 초기에 만들어져 전통 기술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 들어 일식이 해외로 퍼지고 인터넷으로 정보가 빠르게 퍼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쓰이게 됐고, 어업뿐 아니라 레저 낚시에서도 한다. 영어로도 ikejime라고 부르며, 영국·프랑스 등에서는 하나의 브랜드처럼 쓰인다.
영어권 자료는 이케지메를 생선을 가장 빠르고 고통을 덜 주며 죽이는 방법으로 본다. 참치와 방어 업계에서 손으로 하는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스포츠 낚시에서도 일부 쓰인다.
왜 선도가 오래가나 — 원리
핵심은 생선이 죽기 전에 날뛰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 살아 있는 생선은 잡힌 뒤 몸부림치면서 근육 속 에너지 물질인 ATP(아데노신삼인산)를 써 버린다. ATP는 원래 시간이 지나며 이노신산 같은 감칠맛 성분으로 바뀌는데, 날뛰는 동안 소모되면 그만큼 감칠맛 재료가 줄어든다. 뇌와 척수를 빨리 멈추면 이런 반사적인 근육 움직임이 사라져 ATP를 아낄 수 있다.
근육이 움직이며 ATP를 쓰면 젖산과 암모니아가 생긴다. 이 물질이 쌓이면 살이 시큼해지고 물러지며 맛이 떨어진다. 이케지메는 이런 피로 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국내 자료에서도 만새기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젖산이 쌓여 맛이 빨리 떨어지는 어종이 있다고 적고 있다.
사후경직을 늦추는 효과도 있다. 경직이 늦게 오면 그만큼 부패도 늦춰진다고 설명한다.
피를 빼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피는 미생물이 쉽게 불어나는 곳이라 미리 빼 두면 세균 번식이 줄고, 살 속에서 피가 뭉쳐 생기는 품질 저하도 막을 수 있다. 영어권 자료는 이케지메를 하면 살 속 피가 배 쪽으로 빠져 살 색과 맛이 좋아지고 보관 기간도 길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처리한 생선은 숙성할 때 감칠맛이 더 잘 올라와 음식점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이케지메의 기본 순서
방법은 어종마다 다르지만 큰 흐름은 같다. ① 급소를 찔러 뇌를 멈추게 한다 → ② 필요하면 척수 신경까지 망가뜨린다 → ③ 피를 뺀다 → ④ 차갑게 식혀 보관한다.
① 뇌 찌르기: 뾰족한 도구를 뒤쪽 뇌(후뇌)에 빠르고 곧게 찔러 넣어 즉시 뇌사 상태로 만든다. 보통 눈 조금 뒤쪽 위에 있다. 넙치나 참돔은 눈 뒤에 있는 급소에 갈고리 같은 도구를 박아 기절시킨다.
② 신경 끊기: 뇌를 찌른 뒤 가는 바늘이나 철사를 척추 안 신경관에 밀어 넣어 근육이 더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신케지메다.
③ 피빼기: 숨골(연수) 부근이나 꼬리 뿌리에 칼집을 넣어 피를 뺀다.
④ 냉각: 피를 뺀 생선은 얼음에 바로 넣거나 급속 냉동한다.
제대로 되면 지느러미가 한순간 확 펴졌다가 곧 몸이 풀리며 모든 움직임이 멈춘다. 이 반응으로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어종별로 보면
넙치·참돔: 눈 뒤 급소에 도구를 박아 기절시킨 다음, 숨골이나 꼬리 뿌리에 칼집을 내 피를 뺀다.
참치: 숨골에 나선 모양 바늘을 넣어 신경을 망가뜨리고 피를 뺀 뒤, 아가미와 내장을 떼어 내고 물에 담근다.
가자미류(국제 항공 운송 지침의 방식): 몸 앞쪽에 칼집을 넣어 큰 혈관과 척수를 함께 끊어 마비시킨다. 살이 가장 많이 남도록 자리를 잡는다. 이어 꼬리에 두 번째 칼집을 내 피가 빨리 빠지게 한다. 피가 잘 돌아 빠지도록 천천히 식힌 뒤, 소금물과 얼음을 섞은 물에 옮겨 영하 12도까지 낮춘다.
국내 자료에서는 참돔 숙성회를 만들 때 살아 있는 고기를 잡아 피와 내장을 빼고 신경을 죽인 뒤 숙성 시간을 맞춰 쓴다고 적고 있다.
신케지메 — 신경을 망가뜨리는 단계
신케지메는 뇌를 찌른 뒤 척수 신경관에 철사나 가는 바늘을 넣어 신경을 망가뜨리는 과정을 말한다. 뇌만 멈추면 척수에 남은 반사로 근육이 움찔거릴 수 있는데, 척수까지 망가뜨리면 이런 반사 움직임이 사라진다. 그 덕분에 앞서 설명한 ATP 소모와 젖산·암모니아 생성을 더 확실히 막는다는 것이 이 단계의 목적이다.
실험실에서 개구리를 다룰 때 쓰는 척수 파괴법(피딩)과 거의 같은 방식이라고 한다.
다만 참고한 자료에는 철사를 넣는 방향이나 깊이, 어종별 세부 요령, 신경을 끊는 것만의 효과를 따로 따진 설명은 없다. 이 글에서도 그 부분은 다루지 않는다.
피빼기 — 비린내와 부패를 줄이는 단계
피빼기는 죽인 생선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는 일이다. 보통 숨골 부근이나 꼬리 뿌리에 칼집을 내고, 가자미류처럼 큰 혈관을 끊은 뒤 꼬리에 칼집을 하나 더 내기도 한다. 몸속 순환이 살아 있을 때 해야 피가 잘 빠지므로 천천히 식히라는 지침도 있다.
피를 빼는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피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곳이라 빼 두면 부패가 늦어진다. 살에 피가 남아 생기는 품질 저하를 막는다. 살 색과 맛이 좋아진다.
국내 자료에도 같은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온다. 돗돔은 잡은 뒤 피를 빼지 않고 오래 두면 비린내가 나는데, 무게를 달려고 피를 빼지 않은 채 들여오는 일이 많다고 한다. 삼치를 회로 먹으려면 잡자마자 죽여 피를 뺀 것이어야 하고, 붉은쏨뱅이도 회로 쓰려면 잡는 즉시 죽여 피를 빼야 한다. 민어는 잡자마자 피를 빼 얼음에 채워 선어로 보내는데, 옮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숙성이 된다.
노지메와 고오리지메
노지메(野締め)도 생선 처리법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이케지메처럼 뜻이 여러 갈래다. 그래서 문맥에 따라 이케지메와 정반대가 되기도, 거의 같은 뜻이 되기도,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한다.
첫째, 잡은 뒤 스스로 죽게 둔 생선이나 잡힐 때 이미 죽어 있던 생선을 말한다. 이때는 아가리(あがり)라고도 부르며, 이케지메와 정반대 뜻이다.
둘째, 잡은 생선을 얼음을 넣은 바닷물에 담가 천천히 얼어 죽게 하는 방법이다. 이때는 고오리지메(氷締め)라고도 한다. 얼려서 죽이면 생선이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 이케지메만큼은 아니어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한꺼번에 많이 잡혀 모두 이케지메하기 어려울 때 주로 쓰며, 이케지메의 한 방법으로 보기도 한다.
셋째, 밖에서 잡은 생선을 그 자리에서 죽이는 일 또는 그렇게 한 생선이다. 생선뿐 아니라 새나 짐승에게도 쓰는 말이다.
비슷한 전통 방식
홋카이도 아이누에게는 연어 머리를 막대로 때려 잡는 '이사파키쿠니'라는 전통이 있는데, 이케지메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홋카이도 낚시점에서는 나무 방망이나 생선 잡는 전용 금속 방망이를 판다.
활어·선어·숙성회와의 관계
선어는 내장을 품은 채 죽어서 유통되는 생선이고, 숙성회는 살아 있는 고기를 잡아 피·내장·신경을 처리한 뒤 보관해 맛을 올린 것이다. 둘은 같은 '죽은 생선'이어도 처리 과정이 다르다. 흰살 초밥에서 비린 맛이 나면 선어일 가능성이 높고, 선어는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어 값이 크게 떨어진다.
일본은 흰살생선도 활어보다 선어를 숙성해 감칠맛을 끌어올려 먹는 편이다. 그래서 이케지메 여부가 값을 가르는 경우가 많다. 임연수어는 그물보다 낚시로 잡아 바로 이케지메한 것을 윗길로 치고, 홍가자미는 산지에서 이케지메해 횟감으로 쓰는 것이 훨씬 비싸다. 옥돔은 이케지메한 것을 고급 초밥 재료로 쓰고, 흰점퉁돔은 가고시마 등에서 이케지메한 뒤 항공으로 보내 높은 값에 팔린다. 심해어인 눈볼대도 잡자마자 피를 빼고 즉살하는 이케지메 덕분에 일본에서 횟감 유통이 활발하다.
반대로 성질이 급해 잡히면 날뛰다 금방 죽는 밴댕이·청보리멸 같은 어종은 활어 유통이 어려워 대부분 선어로 먹는다.
참고 — 일본어 위키백과 「活け締め」 · 영어 위키백과 「Ikejime」 · 수산 자료 정리. 위키백과 내용은 요약·번역해 다시 쓴 것으로 CC BY-SA 4.0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